P2P등으로 급속 확산…뒤늦게 파악 대책마련 골머리

‘MS, 윈도비스타 부진에 윈도XP 해적판까지 업친데 덮친격….’

P2P사이트와 블로그, 카페 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윈도 XP해적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정품인증을 무력화해 만든 불법소프트웨어.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MS 측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 비스타가 가뜩이나 팔리지 않는 가운데 윈도 XP 해적판이 급속도로 OS수요를 대체하자 울상이다.

윈도 XP 블랙버전 혹은 블랙에디션이라고 불리는 이 해적판은 국내 이용자들이 만든 불법OS. 윈도XP의 최신 업데이트 버전을 공짜로 받아쓸 수 있다. 바탕화면이 검은색이기 때문에 누리꾼들은 블랙버전으로 부른다. 일부 이용자들은 윈도 비스타의 특징인 계기판 아이콘 등 비주얼 요소를 그대로 따온 버전을 유포하기도 한다. 블랙버전은 월별로 구분돼 나와있을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 인터넷 검색만으로 쉽게 찾아서 다운로드할 수 있을 정도다.

기능에도 전혀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품인증없이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블랙버전은 사람이 손을 대지 않아도 소프트웨어가 간편하게 깔리는 일명 ‘무인소프트웨어’. 정품인증과 다운로드에 필수적인 시리얼넘버를 입력하지 않고도 설치하겠다는 의사표현만 하면 바로 다운로드된다. MS가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WGA 정품인증확인프로그램이 뚫렸다는 얘기다. MS측은 얼마전 보안모듈을 강화한 WGA프로그램을 적용한 ‘윈도 XP 서비스팩2’란 확장팩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윈도XP나 윈도 2000등에서 불법 윈도 OS를 다운받아 쓰려면 시리얼넘버를 반드시 구해서 써야했지만 이처럼 보안시스템을 뚫고 윈도OS를 쉽게 다운로드되게 한 경우는 드물다”며 “기능에 하자마저 없어 소비자는 피해볼 일이 없지만 제조사는 죽을 맛이 된 사례”라고 했다.

윈도XP 블랙버전이 나도는 이유는 윈도비스타 다운그레이드 이슈와 맞물려있다는 분석이다. 윈도비스타가 나온지 일년이 다 돼가지만 무거운 사양과 호환문제로 국내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윈도비스타를 쓰기는 부담스러운 이용자들이 윈도비스타의 장점인 비주얼효과와 윈도XP의 강점인 안정적인 기능 사이에서 접점을 찾다 보니 이같은 해적판이 탄생한 것. 획기적인 OS를 표방한 윈도비스타가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생긴 어두운 그늘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윈도 2000에서 윈도 XP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이같은 현상이 생기지 않았는 것을 감안하면 윈도 비스타에 대한 저항선은 만만치 않아 보급에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윈도XP블랙버전은 얼마전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불법복제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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